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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의 과학적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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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의 과학적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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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그토록 고대하던 노트북이 놓여 있다. 하지만 가격이…. 살까 말까? 최근 우리 내부의 ‘소비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지 그 비밀이 밝혀졌다.

그동안 인간행동학 전문가들은 사람이 어떤 동기로 쇼핑 여부를 결정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론을 내놓았다. 어떤 이는 구매자가 물건을 구입했을 때 느끼는 ‘기쁨’과 이에 따르는 지출의 ‘고통’을 저울질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론은 이 물건을 샀을 때의 이익과 저 물건을 샀을 때의 이득을 저울질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미 스탠포드대 신경과학자 브라이언 넛슨 교수팀이 사람들의 구매 행위를 결정하는 뇌의 활동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넛슨 교수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카네기 멜론대의 연구팀과 함께 26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뇌의 매커니즘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MP3 플레이어, 섹스 앤 더 시티 DVD, 고디바 초콜릿, 스탠포드대 티셔츠 등과 같은 물품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줬다. 실험의 실재감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물건을 보여준 뒤, 잠시 시간을 두고 제품의 가격을 보여줬다.

다음으로 제품과 가격이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준 뒤, 최종적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험 참가자들의 뇌의 활동 모습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통해 분석했다.

상품을 본 직후 찍은 영상에서는 쾌락과 관련된 ‘대뇌 측좌핵’(nucleus accumbens)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가격을 보고 금전적인 손해를 느껴 모험을 회피하려는 성질을 관장하는 ‘뇌섬엽’(insula) 부위가 활성화됐다. 마지막으로 고등사고를 관장하는 ‘전전두엽 피질’(mesial prefrontal cortex)의 활동이 증가했다. 이 부위는 상품을 샀을 때의 쾌감과 ‘지출의 고통’을 저울질해 제품을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왜 뇌섬엽이 두려워하는 ‘지출의 고통’을 잊고 머리 중심에 위치한 대뇌 측좌핵의 유혹에 따라 가끔씩 크게 한번 ‘지르고’ 싶은 걸까. 연구팀은 반복적인 자극이 대뇌 측좌핵의 활동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제품 이미지를 반복해서 볼 경우 처음에는 제품을 사지 않으려던 피실험자의 87%가 제품을 살 용의가 있다고 뜻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로 인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충동구매의 과학적 근거가 밝혀졌다.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여 주는 홈쇼핑 광고 같은 자극에 자주 노출될 경우, 대뇌 측좌핵이 활성화된다. 이는 곧 충동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뇌 측좌핵은 ‘쾌락’뿐 아니라 ‘중독’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쇼핑 중독’이란 말이 전혀 근거 없는 말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넛슨 교수의 연구는 신용카드 과다지출의 비밀도 풀어준다. 신용카드처럼 나중에 돈이 빠져나가는 지불수단은 현금 대신 쓰기 때문에 사용 당시에 뇌가 느끼는 ‘지출의 고통’이 상대적으로 무뎌지기 때문이다. 소비하려는 뇌의 측좌핵이 뇌섬엽보다 앞서 지출의 고통은 잊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뇌는 마치 실익이 있는 것처럼 느껴 최종적으로 전전두엽 피질의 결정에 따라 지출을 하게 된다.


2007 년 1월

김대공 기자

출 처 : http://www.scienc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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