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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꺼리

문용식(아프리카 사장) 옥중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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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속 적부심이 있었습니다.

구속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기대하고서 청구한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주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절차적 제도상의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한 권리행사의 하나로 진행한 것입니다.

결과와 관계 없이,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나름대로 했기 때문에 마음은 후련합니다. 적부심에서 제가 말한 모든 진술을 정리합니다.

이번 심리는 저의 구속 여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저 개인의 명예, 같이 일하는 200여 직원의 명예, 17년 역사의 나우콤 회사의 명예가 달려 있기에 더 중요합니다.

몇 가지 주장을 하고자 합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고 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된 것을 보고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왜 구속을 시키는 걸까?
afreeca로 인한 괘씸죄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문제가 된 PDBOX, Clubbox 서비스에 대한 오해와 왜곡, 예단이 있고 그게 문제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찰과 영장 발부 재판부는 PDBOX와 Clubbox에 대해 “저작권이 없는 콘텐츠를 불법으로 유통시켜 수익을 챙기는 불법 사이트”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생각을 근본에서 교정해 두어야만 진전이 있으리라 보고, 이 중심으로 진술하겠습니다.

 

1. PDBOX, Clubbox는 유익하고 소중하고, 훌륭한 서비스입니다. 요즘 디지털 콘텐츠는 무한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해마다 네트워크 트래픽이 2배씩,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디카, 폰카, 디지털 캠코더 등 디지털 디바이스가 급속 보급되기 때문입니다.  PDBOX, Clubbox는 이렇게 무한히 생겨나는  콘텐츠를 ‘무료 저장하고 무료 전송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서비스입니다.

○ 회사 야유회 가면 디카로 사진을 수백 장씩 찍습니다. PDBOX 아니면 어떻게 무료로 저장, 전송합니까?
○ 학교 festival 때 찍은 동영상은 어디서 돌려봅니까?
○ 학교 강의 동영상을 수강생끼리 공유하는 길은 무엇입니까?
○ 유학 간 아들에게 사촌누이 결혼식 동영상을 전달할 방법은 무엇입니까?

PDBOX는 바로 이러한 고객의 Needs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PDBOX Brand의 유래 자체가 앞으로 모든 시민이 Producer가 될 거라고 보고 ‘PD’를 붙인 것입니다. 최근 afreeca를 통해 모든 시민이 PD가 되어 생방송을 하는 세상이 왔듯이 네티즌이 라이브 생방송을 하면 afreeca가 되고, 파일로 다운로드를 하면 PDBOX가 되는 것이기에 두 서비스의 출발점과 구조는 똑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우수한 기능으로 PDBOX는 2004년에 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S/W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PDBOX는 훌륭하고 좋은 서비스인 것입니다.


2. PDBOX, Clubbox가 훌륭한 서비스라 해서 모든 웹스토리지 서비스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PDBOX, Clubbox는 불법으로 콘텐츠를 거래하는 거래소가 아닙니다. 콘텐츠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해 주는 Contents Store, 혹은 Contents Market이 아닙니다. PDBOX, Clubbox는 비유로 말하자면 온라인상의 창고 물류업과 같습니다. 온라인상에 1 Peta byte 분량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창고를 지어 놓고, 세상의 모든 파일을 무료로 저장, 무료로 배송해 주는 ‘온라인 창고, 배송 서비스’입니다. 다만 신속 배송을 요구하는 경우에만 프리미엄 서비스의 대가로 요금을 부과할 뿐입니다. PDBOX, Clubbox의 수익은 배송물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고, 오로지 퀵다운로드라는 ‘용역’ 제공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일 뿐입니다.

3. 그렇다고 PDBOX, Clubbox가 저작권 보호에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것은 디지털과 인터넷의 숙명적인 부작용입니다. 모든 아날로그 콘텐츠는 디지털화되면 0,1,0,1 code로 변환되어 무한 복제됩니다. 또 인터넷과 결합되면 전세계로 무한 전송됩니다. 이처럼 무한 복제, 무한 전송이 가능한 기술적 환경 속에서 완벽한 저작권 보호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얼마나 저작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느냐가 중요합니다. PDBOX, Clubbox는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1) PDBOX, Clubbox는 소위 Heavy Uploader에게 일체의 보상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판매 대가의 수익 쉐어 등으로 유인한 적이 없습니다.

2) 침해를 조장하는 유인 광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Club 랭킹, Club 분류 등 침해를 조장하는 서비스상의 안내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3) 불법 콘텐츠를 최초로 제작, 유포한다는 소위 ‘릴리스 그룹’과 회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 존재 자체도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릴 그룹의 활동에 따른 보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나우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직,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을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그 그룹이 만든 파일이 복사되어, 다른 이용자들에 의해 부분적으로 뒤늦게 업로드되어 있을 수 있으나, 오직 그 뿐입니다.

4) 저작권의 완벽한 보호에 일부 취약한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피해 부분에 대해 보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형사상의 처벌 문제는 아닙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합법적으로 새로운 콘텐츠 유통 모델을 만들도록 서로 협의하여 진행할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2005년부터 영제협에 수차 제안했으나, 영화계의 마인드 부족으로 전면적인 진행은 안 되고, 부분적으로만 ‘Clean Contents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합니다.


4. 나우콤의 매출 규모가 크다는 점에 대해

나우콤이 웹 스토리지 서비스에서 콘텐츠 다운로드 수익으로 2007년에 130억의 매출을 올렸고, 이 규모가 크다는 점이 구속의 한 사유가 되었다고 추정합니다.
그러나 나우콤의 수익은 결코 불법 콘텐츠 유통에 따른 수익이 아닙니다. 일부 저작권 콘텐츠의 유통에 따른 수익이 있을 테지만, 그 비율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는 Long Tale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기다랗게 꼬리를 이루는 무수히 많은 비인기 상품의 매출이 쌓이고 쌓여서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의 80%를 차지한다는 법칙입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 Amazon에서 베스트 셀러의 매출비중과 연간 몇 사람밖에 찾지 않는 비인기 서적의 매출을 놓고 볼 때, 후자의 집합이 훨씬 규모가 크다는 실례가 있습니다. 세계 최대 오픈 마켓인 e-Bay에서도 마찬가지 법칙이 작동할 것입니다.

PDBOX, Clubbox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500만 회원이 사적으로 저장, 전송하는 콘텐츠의 비중이 일부 저작권 있는 콘텐츠보다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이상으로 볼 때 PDBOX, Clubbox 수익은 직접적인 회선 제공으로 초고속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해주는 프리미엄 기능 제공에 따른 정당한 용역 대가일 뿐이고, 그 수익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사적 Long Tale 콘텐츠의 유통의 집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5. 영화 산업계에 한 마디 하겠습니다.

나우콤의 웹스토리지 운영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과 법규 내에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나우콤의 서비스가 문제시되면, 그래서 만의 하나 정상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면, 마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더 노골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음성적 사이트들이 판을 치게 될 것입니다. 웹스토리지 서비스에 대한 고소, 고발이 제발 두더지잡기 게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영화계가 디지털의 현실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인터넷업계의 Major Player와 영화계가 손잡고 합법적인 유통모델을 만들어 내고, 이 유통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음성적 거대 사이트들을 단속, 정비해 가는 길이 영화계가 사는 길이 될 것입니다.


6. 마지막으로 개인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1)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습니다. 증거는 제가 인멸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이미 수사 과정에서 최대한 협조하여 검찰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모든 증거는 시스템에 DB화되어 보관되어 있습니다.

2) 도주의 우려가 없습니다. 일본 출장 중 사전 구속 영장 청구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요일에 귀국해서 월요일에 실질 심사를 받고 구속되었습니다. 제 발로 들어와서 구속된 사람이 무슨 도주 우려가 있겠습니까?

3) 저는 이름 석자의 이름값을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검찰이 사회와 국가를 생각하는 것 못지 않게 저 역시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젊음을 바쳐서 희생하고 봉사하고 투쟁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 문제는 단지 형법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유로운 창작과 자유로운 이용 간의 문제이고, 아날로그 저작물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보호되고, 유통되어야 하느냐 하는 법리적이고 철학적인 차원의 문제입니다.

제가 원고측과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하게 다툼을 벌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구속을 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한류 문화 강국의 꿈과 디지털 IT 강국의 꿈이 결합하여 세계 사상 초유의 모델과 비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2008.6.24 문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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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6/28), 저의 석방을 촉구하는 번개 집회가 덕수궁 앞에서 열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징역살이 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유인촌 장관이 저의 구속은 ‘영화계의 강력한 문제 제기’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공식발언 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저의 구속에 빌미를 준 것은 영화사들의 저작권 위반 고소건이었습니다.

검찰 수사과정과 구속 적부심 과정에서 저는 나우콤의 저작권 보호 노력이 완전무결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낫다는 점을 충분히 밝혔습니다. 이 점은 검찰이 수사 발표를 하면서, 나우콤은 여타 업체와 달리 헤비 업로더 그룹과 아무런 금전적 보상 관계가 없다는 것을 시인한 데서도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구속되었습니다.

저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선 기술적 보호조치와 운영상의 최선의 노력을 다한 업체의 대표가 구속되면, 대한민국에서 웹스토리지 사업은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인가요? 그러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Sky Drive를 서비스합니까?   또 대한민국에서 나우콤의 대표가 구속되면, 미국에서 You tube를 서비스하는 채드 헐리(Chad Hurley)와 스티브 챈(Steve Chen)은 어떻게 되나요?   You tube는 Viacom이라는 미디어그룹으로부터 저작권 위반으로 10억 달러 소송을 당한 상태 아니던가요?

저는 저의 구속과 관련된 정치적 뒷배경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건 언론과 독자의 몫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저작권법 운용의 시대착오성만큼은 분명히 짚어두고자 합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사법당국이 맘만 먹으면 3,700만 대한민국 네티즌을 전부 ‘잠재적 범법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게시판의 ‘펌질’,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한 ‘파일첨부’. 블로그, 미니홈피의 배경음악, 자료실의 파일 다운로드 등 네티즌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디지털 문화 행위’가 모두 저작권법 위반 대상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업체들 또한 모두 저작권 위반 방조에 해당합니다.   이번 나우콤 사건 같이 검찰이 무리한 법적용을 하면 ‘저작권 위반 공모 공동정범’에 해당됩니다.

법이란 게 이래서는 안됩니다. 법은 꼭 지켜야 할 최소 규정을 정하는 거지, 지키면 좋을 이상적인 최고 규정을 정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법이 아니라 ‘도덕’의 영역입니다. 그런 도덕의 영역은 현실에서는 없습니다. 가상의 매트릭스 공간에서나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법은 비현실적이고, 시대착오적입니다. 매트릭스 가상 공간에서 빠져나온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현실 공간에서 콘텐츠는 넘쳐납니다. 인터넷은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 파일로 변환되어 무한 복제, 무한 전송되는 세계입니다. 콘텐츠가 무한히 자기 복제되어 넘쳐 흘러다니는 가상의 공간이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네티즌이 매일 만나는 현실의 세계입니다. 반대로 콘텐츠가 아날로그 상태로 온전히 남아 있거나, 또 디지털화되더라도 DRM 과 Finger Printing 기술로 엄격히 보호되는 세상은 실제로는 저작권자의 머릿속에서나 존재하는 가상의, 허구의 매트릭스 공간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제안드립니다. 저를 고소한 저작권자, 저를 구속한 사법당국은 제발 허구의 매트릭스 공간을 깨고 나오라고, 대한민국 국민이 매일같이 일상처럼 접하고, 호흡하는 현실의 인터넷 공간을 놓고 법과 의무와 권리에 대해 얘기하자고.

이 현실의 세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저작권 보호 뿐만이 아니라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저는 이러한 권리를 ‘디지털 문화 향유권’이라고 이름붙여 보았습니다. 조세 체계를 바꾸어 ‘디지털 문화 향유세’를 내거나, 사업자간 협의가 잘 되어 기금을 출연한다면, 저작권자의 권리도 보상받으면서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한 새로운 메커니즘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21세기에 맞는 미래 지향적인 법체계를 만들 때에만 3,700만 네티즌들이 잠재적인 범법자가 되는 위험에서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검찰 발표 보셨지요? 무심코 파일 다운로드한 청소년들에게는 8시간 저작권 교육을 이수하면 기소유예 해준다구요. 이런 코미디가 또 어디에 있습니까?

콘텐츠와 인터넷,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서로 결합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콘텐츠가 없는 인터넷은 얼마나 공허하며,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이용이 차단된 콘텐츠 저작권 보호는 또한 얼마나 맹목적입니까?

저는 저의 구속여부는 현재 그다지 중요치 않습니다. 현재 징역살이가 고달퍼서 나가고 싶어 안달하는 것도 아닙니다. 과거 5년간이나 독방 생활한 짠밥이 어디 갑니까. 다만 시대착오적인 법에 의해 재단당하는 게 너무도 답답할 뿐입니다.

권력층의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에 대한 무지, 몰이해가 안타깝습니다. 때론 새로운 세대의 문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미래 대한민국을 건설해 가는 데에 치명적인 장애가 될까봐 두렵습니다.

대한민국은 21세기에 세계 일류의 문화강국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콘텐츠와 디지털이 결합하여 인터넷 속에서 자유롭게 흘러다녀야 합니다. 현재의 저작권법과 저작권 보호시스템을 미래지향적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2008.6.30 문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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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결코 죽지 않는다

***님께

제 카페를 개설해서 관리하신다구요. 고맙습니다
저도 예전에 동호회지기를 해본적이 있는데, 그거 쉽지 않더라구요.
상당한 노력과 애정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7월 2일자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이 저를 구속하기 위해 저작권 위반 공모, 공동정범이라는 法理를 들이댔는데, 그 근거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두 달 넘게 수사를 하고,구속기간을 10일씩이나 연장했음에도, 저작권 위반 컨텐츠를 상습적으로 업로드하는 헤비업로더나 불법컨텐츠를 최초로 만들어내는 소위 '릴리즈'그룹과의 관계를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저작권을 위반하는 사람들과 아무런 금전적 보상관계를 맺은게 없음에도 '공모죄'로 구속기소를 한 것입니다. 검찰이 저를 구속하기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무리한 法理를 들이대고 있는데, 이는 재판과정에서 차분하면서도 조목조목 반박해 나갈 예정입니다.

언론에서 수차 얘기가 나왔듯이, 검찰이 저를 구속한 것은 Afreeca를 통해 모든 촛불집회가 생중계되면서, 집회의 참여자가 늘어나고 집회 자체가 더욱 힘을 받아 지속, 확대 되니까 거기에 '신경질'을 한번 부려본거죠. 권력이 신경질을 내니까 저같이 힘없는 사람이야 구속을 당하고 말뿐, 달리 수가 없지요.

그렇다고 제가 구속을 두려워하거나, 이런 일로 Afreeca서비스가 위축되리라 생각하면 그건 오산입니다. Afreeca는 촛불의 현장에서 더욱더 충실하게 생생한 소식을 전달할 것입니다.

저는 0.8평 남짓한 독방에서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이 좁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싸고, 씻고, 운동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신문 보고, 책 보고...등등 모든 것을 다 합니다.

징역살이가 과거 20年前에 비하면 시설이나 운영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교도관들의 행정도 여유가 생기고,인권의식도 상당히 진전되었습니다. 교도소나 구치소는 권력의 가장 말단 기관인데,여기조차도 민주화 20년의 성과가 적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선동구호는 한나라당과 정권 가진자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셈입니다.

제가 재미있는 얘기해 드릴까요. 20년전에 징역살때는 두 가지만 해결되면 평생(?) 징역 살아도 되겠다고 했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한 가지는 신문 구독이었지요, 다른 한 가지는 자유로운 집필이었습니다. 이번에 들어와보니 이 두 가지가 완벽히 해결되었드라구요. 그렇다고 제가 평생 징역 살겠다는건 아닙니다. ㅋㅋㅋ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이처럼 세상은 한걸음, 한걸음씩 발전해 간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답답한 상황이 몇달째 계속 되고 있지요?
국민의 뜻이 이만큼 드러났으면, 정권이 항복할만도 한데요.
국민이 바라는 것도 무척 소박한 것 아닙니까? 쇠고기 협상으로 국민의 자존심이 상했으니,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협상해라는 것 한 가지 뿐인데요.

이렇게 국민의 요구와 정권의 대응이 평행선을 달리면, 그 끝이 어떻게 될지 불안한 심정입니다. 제 불길한 예감으로는 파국으로 치달릴것 같은데....
국민들 희생은 커지고, 공권력은 더욱 강해지고...

밖에서 뜨거운 여름에 국민들이 모두 다 고생하고 있는데, 하루 빨리 좋은 결과를 '쟁취'하기 만을 바랄뿐입니다. 저는 이 안에서 건강히 지내겠습니다. 마음 수양도 하구요.

모든게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여기 감옥은 어찌보면 '文明의 감옥'에서 벗어나 自然과 가장 가까이 대면하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문명의 오염에서 벗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건강에 좋을 수 있겠지요.

까페 들르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2008.07.06 문용식



출처 :
http://cafe.daum.net/candle-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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