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꺼리

유럽연합 가입과 터키의 딜레마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럽연합은 2차 대전 이후 다시는 유럽땅에 전쟁의 불행을 반복하지 말자, 라는 취지에서 사작되었지만, 실은 전쟁이후에 편입된 달러 경제권에서 자립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 미국은 전쟁이후에 마샬 정책으로 유럽에 막대한 물량의 달러를 투자해 유럽의 경제를 재건시켰으나 동시에 유럽을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묶어 두었다.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의 발버둥은 연합이라는 형태로 태동되었으며 아직은 순항중이다. 애초에 10개 회원국에서 출발한 유럽연합은 후에 동유럽을 흡수하고 이제는 중앙아시아 까지 세력확대를 노리는데, 지리적으로 훨씬 근접한 터키의 가입에 대해서는 거의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첫째는 노동시장의 교란이다. 터키인들은 이미 오래전 부터 서유럽에 진출해 소위 3D업종에 종사하면서 천천히 실력을 키워왔고 이제는 그 규모만 해도 독일에서만 4백만 터키 노동자가 활동하고 있다. 초반에 단순 노동으로 시작한 그들은 이제 나름대로 자립해서 지방 소규모 점포에 대한 상권이 나름대로 단단해진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가 유럽연합에 정식 가입되면 서유럽에 비자없이 자유롭게 출입국이 가능해짐은 물론 노동 허가서 없이 얼마든지 독일이나 프랑스에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이건 관련국의 노동 시장이 혼란스러워진다.

둘째 정치적인 이유이다, 터키는 인구 8천만에 육박하는 인구대국이다, 현재 유럽연합 의회는 인구수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게 되어 있다. 이 규정대로 라면 터키는 유럽연합에서 독일과 함께 최대 의석을 확보하는 강력한 정치적 파워를 얻게 된다. 이는 기존의 기득권을 소유한 독일과 프랑스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종교적인 이유이다, 유럽연합에서 엉뚱하게 왠 종교적 이유, 내고 반문하겠지만, 이건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이다.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예전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의 본질은 서양 기독교 국가들의 연합이라고 강변했는데, 이는 기존 유럽의 정치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대변한 것으로 보면 된다. 즉 유럽은 기독교 써클이라는 것이다. 터키가 연합에 가입하려면 이것을 인정해야만 하고 이건 터키가 이슬람 종교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불가능 하다.

고로 터키의 유럽 가입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사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터키와 같은 인구 대국이 좋은 날씨와 자원을 가지고 왜 유럽 밑으로 기어들어 가려고 하는 걸까? 라는 점이다. 사실 현재 터키, 즉 이베리아 반도는 고대부터 문명의 꽃이 활짝 핀 황금의 땅이 었고 유럽의 보석이라는 코스탄스노스플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즉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터키는 그런 독자적인 미래를 포기하고 유럽의 품으로 안기려 할까? 이유는 유럽으로 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 본다. 문자까지 포기한면서 서구화를 추구한 그들에게 서구화를 포기하라는 말은 근대 터키의 역사를 부정해야만 하는 딜레마인 것이다.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은 터키 스스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만 하는 것인데, 그게 말처럼 쉬운것이 아니다.


출처 : 서프라이즈 국제방

반응형

'생각꺼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헨리 8세, 세기의 연애사건  (0) 2008.05.06
명언 모음  (0) 2008.05.06
명언 모음 5  (0) 2008.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