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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2): MB의 인사 성적은 10점 만점에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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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2): MB의 인사 성적은 10점 만점에 -9점 

김태동 교수 (성균관대)


내일부터 MB개각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린다.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인 윤증현씨부터 시작이다.

나는 MB가 경제를 모르는 줄은 선거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요사이 느끼는 것은 ‘몰라도 이토록 모를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 이승만부터 노무현까지 예외가 아니다. (예외를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MB도 예외가 아니다. 낮은 지지율에 제일 노심초사하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일 것이다.

MB는 취임초부터 장관을 쉽게 바꾸지 않겠다고 누누이 이야기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경제수장을 바꾸었다. 윤증현씨로 바꾼 것이다. 

윤증현씨가 누구인가? 내가 아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정책실장이라는 직책에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환란의 책임은 1) 김영삼 대통령 2) 강경식 재정경제원 부총리 3)김인호 경제수석 4) 강만수 차관 5) 윤증현 금융정책실장, 이런 순서가 아니었을까 판단된다. (물론 재경원 남대문출장소이었던 한국은행의 총재도 책임이 있다. 이경식 당시 총재가 윤실장의 지시를 받았다면, 6위쯤 된다. 장관의 지시에 따랐으면 공동 4위, 또는 공동 5위)

MB는 취임뒤 첫 조각에서 강만수씨를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하였고, 그 분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환란의 책임문제로 시달렸고, 외환문제에 대한 무지를 임명 직후부터 드러냈다. 아고라인은 미네르바 등 인터넷 현인을 통하여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런데 이번에 MB는 환란 4위 책임자 후임으로 환란 5위 책임자를 내정한 것이다, 어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되풀이 된단 말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MB정부의 인사점수는 10점만점에 빵점도 못되고, 마이너스 9점쯤 되는 것 같다. 정권의 신뢰도가 바닥인 지금, 시장의 신뢰를 받는 인사가 임명되어야 할 텐데, 정반대의 인사를 임명하다니!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이번 개각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나는 잠시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그냥 강만수씨로 두고 보는 것보다 우리 경제가 더 망쳐질 것이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노무현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때도 위원장 임명이 의외였다. 제대로 된 인사라면 당시 부위원장이었던 이동걸 박사라는 준비된 인재가 있었는데, 너무 하자가 많은 인물을 노대통령이 임명한 것이다. 노대통령 임기후반의 인사점수는 10점 만점에 역시 -9점수준이다. 노정권은 잘못된 인사로 망하였다. 그래서 경쟁 당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이다. 

윤증현씨는 금감위원장으로서 첫째, 제2 외환위기를 키웠다. 윤씨가 위원장인 동안 단기외채가 폭증한 것이다. 외환과 금융을 연결시킬 능력이 없는 사람이 위원장을 하니 한국은 1997년 제1 외환위기 동창국인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겪지 않는 외환위기를 2008년 9월 이래 재차 겪게 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나락에 빠져 들고 있다. 이번 2차위기의 책임 순서는 1)노무현 전 대통령 2) 이명박 현 대통령 3) 강만수씨와 2006년 외채급증 이후 재정경제부 장관들 4)2006년 이후 금융감독위원장과 금융위원장 5) 2006년 이후 한국은행 총재 대략 이런 순서라고 본다.

외환관련 금융감독은 사각지대이다. 1997년 이전에는 한국은행이 맡아서 했으나, 한국은행내에 있던 은행감독원을 재경원이 통제해서 제 역할을 못했다. 1998년 이후 은행감독원을 빼앗긴 한국은행은 은행감독권 자체가 없어졌다. 그런데 한은은 외환정보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걸 감독에 활용할 기회가 없어진 것이다. 은행감독원을 가져간 금융감독위원회(금감원 포함)는 외환을 잘 모른다. 그러니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축구감독 못하듯이 세월을 낭비한 것이다. 윤증현씨는 외채급증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7년까지는 재경부 장관, 금융감독위원장, 한국은행총재가 모여 금융협의회라는 회의를 하였다. 그 회의록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 회의를 하였고, 외채누증의 위험을 몇 번이나 의논하였는지,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

한국경제가 -4%성장한다고 IMF가 엊그제 발표하였다. 제2 외환위기가 제1외환위기보다 더 길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는가? 왜 책임을 안 묻는가? 그것이 알고 싶다! 

왜 MB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는가? 바보인가?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 내가 청와대에 있다면, 형의 비리 캐는 것보다 훨씬 더 정권 인기를 높일 이 카드를 작년 9월부터 썼을 것이다. 아마도 제2 외환위기가 5개월째 진행중인 것을 숨기는데 바쁘다 보니까, 의도적으로 안 쓴 것 아닐까? 노무현씨는 제2의 김영삼이다. 매우 똑똑한 것 같지만 바보짓을 많이 하였다. 노의 바보짓의 최대수혜자는 이명박씨이고, 두 번째는 윤증현씨가 되려는가?

노무현씨는 임기초에 신용카드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감독기구를 개혁해야 했다. 소잃고 외양간도 못고친 죄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 당시 이정우씨나 이동걸씨는 2003년 인수위 때부터 금융감독기구 개혁을 주장하였을 것이다. 제도개혁도 않고, 환란책임자를 금감위원장에 임명한 노무현 대통령,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증현씨는 금감위원장으로서 부동산거품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부동산대출, 가계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확대 등을 방관한 중요한 잘못도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 Ratio)에 따라 부동산관련 가계대출을 제한하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개별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수십년전부터 해온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주택값이 오를대로 오른 2007년초 금융감독원의 소극적인 태도로 뒤늦게 도입하였다. 그런 일을 부끄럽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외국에서 부러워 하는 일'로 자화자찬하는 내정자의 자질은 올해의 -4% 성장예측치가 세계 최하위권임은  감추고, 내년 4% 성장예측은 세계 제일이라고 과장하는 임명권자의 자질과 어찌 그리 흡사한지 놀라울 뿐이다.

금융감독기구는 경제에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위원장으로서 액셀 역할을 자임하고 ‘재벌에 은행주기’ '생명보험사 상장시 가입자 무시하고 재벌편들기', ‘집단소송제 묵살로 분식회계한 악덕재벌 봐주기’등에 앞장 선 사람이다. 참여정부의 많은 경제실책이 윤증현씨가 위원장이자 원장으로 있던 금융감독기구에서 나왔다. 이 부분은 참여연대나 경제개혁연대 분들이 상세하게 여러 번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제1 외환위기에 책임이 있는데도 오히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공을 세웠다고 강변하고, 부동산거품난리에 책임이 있는데도 부동산값 안정에 공을 세웠다고 노무현 대통령 공까지 빼앗아 간다. 이런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 "뻔뻔' '철편피' '표리부동' 이런 아름답지 못한 말이 떠올라, 내 머리를 깨끗이 씻어내고 싶을 지경이다.  아고라인들은 이런 사람을 뭐라고 부르시겠는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은 난처하다. 윤증현 내정자를 추궁하려면 노정권의 인사난맥과 불량정책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라면 침묵하고 빨리 윤증현씨가 임명되도록 표결처리하겠다. 왜냐? 윤증현 재정부장관은 강만수보다 더 불량정책을 많이 불도저식으로 추진함으로써 한국경제를 망치고, 다음 민주당정권교체에 일등공신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찾아온 복덩어리이다. 어차피 민주당은 국민경제 망하더라도 호의호식하면서, 스스로의 노력없이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자들이 다수인 집단 아닌가?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장도 난처하다. 그들중 일부는 나보다도 더 잘 윤씨의 부적격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반대하면 청와대에 찍힌다. 당장을 생각하면 찬성, 후에 정원교체 당할 걱정을 하면 반대이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그건 그들의 문제, 나는 그것까지 알고 싶지는 않다.

내가 청와대에 있다면 내정을 철회할 것이다. 실패한 대통령 만들기에 김석기씨보다 더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1997년에 한 번, 금감위원장으로서 두 번째, 이렇게 두 번이나 실패가 증명된 인사이다. 한나라당에 지시해서 반대하도록 하는게 이명박 대통령을 “노무현보다 덜 실패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길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잘못된 인사추천을 하는 청와대 인사책임자를 경질할 것이다. 윤증현씨를 ‘금융통’이라고 천거했는가? 내눈에는 ‘금융망통’이지,  ‘금융통’인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또는 그가 충성심이 많다고 했는가? 실패한 대통령을 만들 인물은 대개 충성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들은 그런 화장술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충성은 주권자에 대한 충성이고, 그런 진정한 충성만이 대통령직의 실패를 막는 법이다.

인사가 만사이다. 이는 실패한 대통령 김영삼씨의 어록이다. 인사를 잘못하면 최대 희생자가 바로 대통령 자신이다. 추천자가 아니다. 주권자들도 희생자이지만, 일자리와 재산의 피해를 보는 것이며, 명예를 잃는 것은 대통령이다. 실패한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앞으로도 임기말까지 계속 환란책임자를 기용하시라.

윤증현씨 분만 아니라 진동수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어떤 사람인가? 1988년 금융실명제 번복 당시에 윤증현씨 밑에서 일했다는 것은 전해서 들었을 뿐 확인은 못하였다. 청와대는 장관에 대하여 내정자가 무슨 정책을 과거에 추진하였는지, 그 기록을 엄격히 판단하여 인사업무를 해야 제대로 된 인사를 할 수 있다. 지연, 학연, 아무 것도 안하고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다’ ‘무난하다’ ‘조중동이 띄우는 인물이다’ 이런 기준이라면 항상 10점 만점에 마이너스 점수밖에 못 얻는다.

그러나 민주당, 한나라당, 청와대는 모두 주권자의 심부름꾼들에 불과하다.. 주권자들이 주인노릇을 하려면, 주권자의 입장이 뚜렷해야 한다. MB악법 1호인 ‘재벌에게 은행주기’ 최악정책을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윤증현씨를 우리의 ‘심부름꾼(이명박)의 심부름꾼 자리(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되게 방관할 것인가? 그 해답은 명확하다. 방관하고 또 1년정도 심리적 고통을 당하느니, 아니 제2외환위기를 심화시키게 하여 잃어버린 10년의 고통을 당하느니,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서로 자살골 넣기 경쟁을 하는 것을 며칠 관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주권자들은 정당방위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우리의 일자리, 재산, 그리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윤증현, 김석기 이런 사람들이 임명되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 국회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청와대와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들에게 주권자들은 의사를 알려야 한다. 더 좋은 행동방법은 아고라 선배님들이 나보다 더 잘 아실 것이다. 

사족: 어느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윤증현씨는 한 인간으로서는 저보다 훨씬 훌륭한 점이 많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장관직 내정자이기 때문에, 공익을 위해서 제가 가진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미 2007년 5월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라는 책(김헌동과 공저)을 출판하면서, 당시 노무현 현직 대통령을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근거로 '바보들'의 으뜸으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신봉합니다. 그렇기에 윤증현씨와 서울법대 동기인 제 친구 고 조영래 변호사를 생각하면서 그 당시 민주화투쟁에 동참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조그마한 속죄의 의미로 저는 아고라에 글을 쓰는 것입니다.



출처 : 아고라 경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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