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권 속성인 투기세력을 행복하게 하는 완결판이 나온 것" - 김태동 교수
(PBC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 김태동 / 2009-03-16)
인터뷰 전문
-우선 정부가 어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조치를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은데요 김 교수께선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지금 우리나라에 다주택자가 정확하게 얼마인지 정부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초기에 재산세 기준으로 276만 세대가 830여만 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그 당시 주택의 60%를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다는 그 통계를 발표한 뒤에 6년이 지났는데 현황이 어떠한지. 아마 그 때보다 좀 더 악화가 되었겠지요. 그러한 소유 편중이 있고, 또 여전히 전세가 대비 매매가가 비싼, 아주 비싼 거품 지역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거품을 보존하고 투기를 부추길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발표에는 또 개인이 비업무용 토지를 팔 경우라든지 ,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해서도 양도세 중과를 폐지키고 결정했더군요. 기업 활동에 부담을 덜어주고 활력을 주기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던데요. 이런 정부 조치에 대해선 어떤 견해십니까?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문제는 89년 노태우 대통령 때도 중점적으로 피해를 인정해서 억제조치를 취한 것인데 지금 20년 만에 이것도 경제위기를 뭐 좀 모면하자는 그런 걸로 완화하는데요. 개인도 부재지주 농지, 이게 작년에 많이 문제 되었던 거 아닙니까? 가짜로 이렇게 뭐 직불금 타고 하는 거 말이죠. 이런 모든 게 사업용과 비사업용, 업무용과 비업무용을 똑같이 취급하는 이것은 실제로 투기용, 비업무용을 우대하는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그만큼 중소기업이나 실제 투기를 안 하고 사업만 하는 기업인들을 더 불리하게 만드는 그런 것이고 결과적으로 경제 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그런 거라고 봅니다. 워낙 이 정권의 속성이 투기세력을 행복하게 하고 또 그 자체가 투기세력이니까... 작년에 종부세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 투기세력을 행복하게 하는 그 완결판이 나오는 거라고 봅니다.
-부당산 시장의 투기 재연 우려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답변을 하더군요, 우선 장기보유 특별 공제는 적용시키지 않았고 또 LTV나 DTI등 금융규제가 그대로이기 때문에 투기 우려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만?
▶바로 다음에. 이제 사실 상황이 거품이, 아무리 투기를 보존하려고 해도 거품이 꺼지게 마련인데요. 그러면 다음에 그 남은 LTV규제 또 DTI, Debt To Income 규제 이런 것이 또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이미 내부적으로 그런 것이 또 고려가 되고 있을 겁니다. 이게 한꺼번에 내놓으면 더 여론이 악화되니까. 하나하나 한 달이 멀다하고 나오는 겁니다. 양도세 문제도 작년에 일단 한시적으로 완화한다고 또 몇 달 되지도 않아서 또 완전히 항구적으로 완화한다는 거니까요. 정부 말을 믿을 분은 믿겠지요. 저는 그때그때 워낙 말을 바꿔왔기 때문에 믿기가 어렵다고 생각 합니다.
-어쨌든 거품은 꺼질 것이라는 이런 말씀을 하셨고...
▶거품을, 뭐 미국이 바로 그런 거품이 우리보다 훨씬 적은 거품인데. 그 거품이 꺼지면서 자기나라 뿐만이 아니라 온 세계를 고생시키고 있는데 현 정부가 조금이라도 이성적이라면 그런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텐데. 우리나라는 참 그런 면에서 주권자들이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외의 잘못된 예에서 배워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세 번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우리 자신에게서도 배우지 못하고 외국에서도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경제가 안 좋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다 풀어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도 높다. 시장에서는 이렇게 보는 것 같던데요?
▶일단 단기적으론 그렇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런 최소한의 투기 억제 장치가 없어져서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더 걱정이 앞섭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조치해도 시장이 살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투기가 당연히 재연될 것이라 본다는 것입니까?
▶이런 세제라는 건, 애들 장난하는 게 아니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것입니다. 경기부양 수단으로 써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습니다.
-그런데 다주택자든 비업무용 토지 가진 분들이 세금이 너무 강하니까 팔고 싶어도 못 팔았던 것을 조금 숨통 틔워주는 조금 그런 효과도 노리는 것 같은데 그 분들한테는 그런 조치도 하면 안 된다고 보십니까?
▶공급만 있는 게 아니라 수요측면에서, 부동자금은 또 조금 바람이 불면 그 쪽으로 몰리겠지요. 어차피 지역적으로 개발호재가 있다던가. 이런 곳은 또 양도세 걱정 안하고 더 몰릴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비수도권이나 개발호재가 없는 데는 이게 전혀 효과가 없고요.
-이번에 환율문제를 좀 여쭤보겠습니다. 한때 1600원까지 올랐던 환율 급등세는 최근 1480원대에서 다소 진정을 보이는듯합니다. 환율 문제는 이제 한 고비를 넘긴 걸까요?
▶그건 뭐 그동안 주가가 떨어지다가 좀 1000대까지 떨어졌다가, 1150 이렇게 올라서, 15%까지 올라서 환율도 한 8~9%내린 건데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제 6위의 외환보유액을 가지고도 너무 외채가 많이 쌓여가지고 유동 외채의 외한 보유액에 대한 비율이 높아서 그렇고요. 그런 상황이 지금 계속 되고 있고요. 동유럽이 불안해지면 유럽계 은행이 우리한테서도 보증금을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요인이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장래에 환율이 어떻게 될지. 저는 자신을 못하겠습니다. 정부가 어쨌든 작년 9월부터 겪고 있는, 지금 반 년째 겪고 있는, 리먼 브라더스 망한 직후부터 겪고 있는 제 2 환란에 대해서 그 자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그러니까 고비를 넘겼다 아니다 라고 조차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씀이십니까?
▶1월 달에 1500원 이상 올라가리라고는 저 자신이 생각도 못 했는데, 1600원. 2월 하순에 올라가는 걸 보고 저 자신이 외환시장에 대해서 정확하게 예측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세계적 금융 위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현재로서는 진단하고 계십니까?
▶그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일시적으로 시티은행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이런 데에서 내부적으로 1,2월에 수익이 났다고 해서 그것이 미국 주가를 약간, 소위 베어마켓 랠리라고 하죠. 약세인 가운데 약간 반짝하게 하고 있는데, 그런 데를 포함해서 또 유럽 은행들 이런 데가 최악을 지났는지 어쨌는지 이것을 충분하게 알 수가 없는 것이지요. 정보는 일부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최악이 지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하는 거지요.
- 추경도 60조 규모의 수퍼 추경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30조원이라고 들었는데 언제 또 주말에 60조원으로 올랐는지.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고요. 어쨌든 30조원 규모라고 하더라도 그만큼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거니까.
-아마 60조가 아니라 30조인 것 같습니다.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일자리도 마련해주지 못하고. 또 거기다가 여러 가지 학자금 문제, 또 집 마련도 그만큼 힘들고. 결혼도 더 하기 힘들고 한 상황에서 계속 부담만 주는 것에 대해서 우선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미안한 일이고요. 노벨 경제학상을 첫 번째 해에 받은 네덜란드 틴버헨. 돌아가셨지만 그 분이 정책 목표 간에 상충관계가 있고 그 정책 목표를 네 개인 경우에는 독립된 정책 수단이 네 개 이상있어야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성장 뿐 아니라, 성장과 일자리뿐 만이 아니라, 물가안정, 요새 물가가 불안하지요. 또 금융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금융안정, 또 외환 제2환란을 억제하기 위한 환율안정. 이 네 가지 목표가 중요한데. 이 추경이라는 것은 성장에는 다소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나머지 물가안정, 환율안정에 모두 해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 국회의원들이 최소한의 틴버헨 법칙이라도 알고 제대로 방향을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청와대든 국회든 워낙 경제에 대해서 무식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국내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내년 말까지 신규 손실 규모가 42조 원 일 것이란 예상을 발표했습니다. 이 사안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네. 뭐 정부는 은행 연합회를 통해서 뭐 법적 대응을 하겠다. 어쩌겠다. 뭐 이런 뉴스도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얼마나 법적 대응을 잘 하는 지 지켜봐야 할 문제고요. 제가 생각할 때는 이미 정부가. 뭐 한달 쯤 되었나요. 자본확충펀드로 한 20조원 했고요. 또 요새 나오는 이야기가 구조조정 기금, 자산관리 공사 이걸 40조로 늘리고. 또 산업은행이 변신해서 뭐 정책금융공사인가 이런 걸 만드는데 거기에 금융안정기금으로 해서 또 몇 십 조 하고 그렇게 하면 합하면 80조 이상이 되는데. 그러면 뭐 피치 얘기한 42, 적어도 두 배 정도를 정부가 이미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부가 하면 과잉이 아니고 그 반 정도로 피치가 지금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서 한 거는 과잉이라면, 간단한 산수를 40조가 80조보다 크다는 이야기인지... 피치는 지금 건설 부실, 또 수출이 워낙 20, 30% 감소하니까 수출기업 부실 뭐 이런 우려를 했는데 그런 건 이미 노출된 것인데 특별한 일이 없는데 뭐 이렇게 하는 걸 보면. 아마 피치나 이런 국제기관은 국내 금융연구원이나 이동걸전 의원장 같이 그렇게 마우스탱크로 정부 얘기만 앵무새처럼 하지 않으니까. 그게 안타깝겠죠. 정부입장에서는. 제대로 국내외에서 주권자들에게 알릴 정보를 나쁜 정보라도 알리고. 또 청와대에 알리고 하면서 대책을 세워야지 자꾸 숨기고 뭐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오히려 국내외에서 국가 신용도만 더 낮추는 그런 것이라 봅니다. 좀 정정당당하게 잘못을 따지고 잘못의 책임자들을 먼저 갈아 치우고 하는 그런 것들을 하면서 뭐 구조조정이든 뭐든 해야 하는 것이지 뭐 이렇게 외국에서 나쁜 것이지만, 제대로 뭐가 밝혀질 때 자꾸 그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주권자들을 오히려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잘못된 책임자라고 생각되고 있는 인사가 있으신지요?
▶2006년부터 우리가 외채가 급증해서 제 2환란이 났거든요. 2006년 이후에 금융협의회 멤버인 경제 장관이나, 금융위원회, 금융 감독위원회 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이런 사람이 다 책임이 있는 건데. 그 중의 한 사람을 지금 기획재정부 장관을 시켰으니까. 그래놓고서 어떻게. 그런 인사 자체가 이 위기의 원인 파악을 못했다는 것을 그대로 자백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금융위원회라는 것을 신설해서 거기서 하는 일이 이렇게 외국에 자꾸 항의나 하고 구조조정 기금, 금융안정 기금 이렇게 여러 가지 헷갈리게 서너 개 기금이나 만들면서 제대로 된 은행의 옥석 가리기는. 권장해야 할 일은 오히려 막는 역할을 하고. 그래서 오히려 구조조정을 안 하게 하면서 말만 구조조정 기금을 해서 밑 빠진 독에 물만 붓고 국민 부담만 더 늘리는 일을 금융위원회가 하는 거죠. 그런 거 폐지하고 인사부터 제대로 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봅니다.
출처 : 인터넷 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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