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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꺼리

달러모으기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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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달러모으기 이야기가 한나라당에서부터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10일)는 한나라당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적인 애국심을 발휘하여 장롱에 있는 달러는 내놓아야 한다'(관련기사)라고  말하더니 같은 날 김영선의원은 외화통장만들기 운동에 대하여 제안을 했습니다.

환률이 폭등하는 중에도 환률은 문제없다고 발표하더니 며칠도 안되어 외화통장을 만들기 운동을 하자고 합니다.  이렇게 정책입안자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어느 국민이 이들의 말에 공감을 하겠습니까.

취임 초부터 고환률 정책에 대하여 누차에 걸쳐 립서비스를 하였습니다.
1.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고평가 된것은 사실이다.
2.원달러 환율을 올리는것은 어렵지만 내리는 것은 매우 쉽다. 
3.환율이 어느정도 오르는 것이 수출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등등...
나중에 팔면 손해볼 것이 불보듯 뻔한데 누가 원화를 가지고 있겠습니까.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 애덜 주식 매도, 원화 매도는 이어지고 환률은 올라가고..
너무 급작스럽게 올라가니까.. 이제는 반대로 환률 방어를 하겠다고 선포하고 수개월 사이 피같은 250억 달러를 시장에 쏟아붓더니 이제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가봅니다..

외환정책 뿐만 아니고 소고기 수입, 방송장악, 민영화, 등등...  모든 정책을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너맘대로 하실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다니~~  안습입니다.




아래글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인 경제위기에 대하여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는 글이 있어 스크랩했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거에요..




출 처 : 서프라이즈


#.1 얼어붙은 시장
 
지난 주 미 행정부의 금융 구제안이 상원과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이것으로 세계 경제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듯 합니다. 하지만 시장엔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7,000억 달러라는 이 엄청난 돈도 수십 조(兆) 달러가 돌아다니고 있는 세계 시장 앞에선 한낱 코끼리 앞의 비스켓인가 봅니다.
 
최근 작금의 금융위기 사태를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있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이미 미국 경제가 심장마비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면서, 자신이 지난 2월 미 하원에 제출했던 '미 금융 시스템 붕괴 12단계' 가운데 이미 최종 단계인 12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314680.html ]


대공황!! 루비니 교수는 지금, 이 끔찍한 말을 입에 담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1929년 대공황이 많은 사람들을 불행으로 이끌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데, 정말로 대공황이 다시 찾아오는 걸까요? 대공황이란 건 대체 뭐죠? 대공황은 무엇 때문에 발생한 거죠?
 
 
 
#.2 번영 - 대공황의 씨앗
 
대공황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1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1차 세계대전은 알려진 사망자 수만 1,000만 명이 넘는, 참으로 끔찍한 전쟁이었죠.
어쨌든 1차 대전이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두 번 다시 이런 참혹한 전쟁은 겪지 않으리라 생각했을 겁니다. 전쟁을 끝낸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전쟁의 씨앗이 자라고 있는 줄도 모르고요.
 
제 1차 세계 대전은 전유럽을 황폐화 시켰습니다. 패전국 독일 뿐 아니라 전승국들에게도 크나큰 상처를 안겨주었지요.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전쟁을 치르느라 국력과 예산을 낭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달랐습니다.
 
미국은 양차 세계대전을 통틀어 본토에서 전쟁을 겪지 않은 유일한 국가입니다. 1차 세계대전 동안 수많은 공장들을 건설해 군수물자를 생산해온 미국은, 종전 후 막대한 생산력을 간직한 채 세계 경제에 편입되는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끝없이 펼쳐진 대륙에 흩뿌여진 무한한 자원, 그리고 엄청난 생산력까지.
뿐만 아니라, 1차 대전이 끝난 후 수많은 식민지들이 윌슨의 이른바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따라 해방되면서, 미국에겐 신천지나 다름없는 시장들이 속속 그 문을 열게 됩니다.
 
행운아 미국에겐 경쟁자가 없었습니다. 유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을 뿐만 아니라 패전국들은 식민지를 잃게 됐고, 세계의 공장 영국마저 미국의 생산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1920년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비추던 태양은 차츰 미국으로 기울어져 갔습니다.
 
 
 
#.3 금과 화폐
 
당시의 화폐 제도는 금태환을 기준으로 하는 고정 환율제(금본위)였습니다.
각국은 보유한 금의 양에 따라 화폐를 찍어낼 수 있었고, 중앙은행은 언제든 화폐를 금으로 바꿔줄 수 있어야만 했습니다. 다시말해, 각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화폐의 양은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에 따라 정해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세계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본위 제도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상품은 공장에서 끊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음에도, 상품 판매량은 눈에 띄게 떨어져 간 것입니다.
 
세상이 너무 풍족해서 그랬던 건 아닙니다. 분명 누군가는 이 상품을 꼭 필요로 할 것이었지만 시장에 돌아다니고 있던 화폐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물건은 팔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수요를 초과해서 만들어진 제품은 기업가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대신 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물가가 떨어졌음에도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들 화폐가 부족했으니까요.
결국 공장은 생산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문을 닫아야만 했고, 노동자를 해고시켜 버려야 했습니다.
해고된 노동자는 구매력을 잃게되고, 낮아진 시장 구매력은 물가를 떨어뜨리고, 떨어진 물가는 공장문을 닫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4 풍요 속의 빈곤
 
이 시기의 문제점은 화폐 발행량이 상품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었습니다. (디플레이션) 여러분은 혹시,
"뭐야, 화폐가 부족하면 화폐를 만들어 내면 되잖아?"
라고 물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당시 미국이 채택하고 있던 통화제도는 금본위제였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주요국들도 마찬가지로,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을 초과해선 절대 화폐를 찍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뭐, 그렇다고 당시 미국을 대공황에서 구해낸 루즈벨트 대통령의 생각이 여러분과 크게 달랐다는 건 아닙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 대공황의 위기를 맞이하여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쉬운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화폐가 부족하면 화폐를 늘려라. 하지만 화폐 생산량은 금 보유량과 같아야만 한다. 고로, 화폐를 늘리려면 금을 늘리면 된다!"
금을 어디서 갑자기 캐오자는 건 아니었습니다. 땅 판다고 금이 나오나요, 어디? 루즈벨트는 전세계로부터 금을 사들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입니다.
 
루즈벨트는 미국 전역에 걸쳐 금의 해외 유출을 차단하고 외국과의 교역으로 이익을 보는 족족 이를 금으로 바꾸란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는, 대공황이 끝나고도 한동안 지속됐던 미국 경제 정책의 한 축이었습니다.
한데 금이란 총량 불변의 자원입니다. 지난 5천년간 인간이 캐낸 금의 양은 26만여t. 매년 새로 캐내는 금의 양은 전체의 1%에 불과한 2천t 남짓에 불과합니다. 미국에 유입되는 금만큼 세계 다른 나라들은 금을 잃을 수 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금을 잃은 나라는 화폐의 양도 같이 줄여나가는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화폐의 양을 줄여나갈 수만도 없었습니다. 경제를 돌리려면 화폐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결국 영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금본위제를 폐기하고야 맙니다. 자국 화폐를 금과 연동시키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금을 사들이는 행위를 중단한 건 1944년,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눈 앞에 둔 때였습니다. 그동안 세계 많은 나라들의 금 보유고가 거덜났고, 금 태환제를 포기하도록 강요받아야 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자국의 화폐를 싼 값에라도 달러와 맞바꾸어야만 했지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화폐를 더 신뢰하고 있었거든요.
결국 달러화의 가치는 점점 높아졌고, 이는 이후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작동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됩니다.
 
 
 
#.5 대공황 vs 제 2의 대공황
 
미국이 대공황을 이겨나가는 동안 유럽은 대공황을 겪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루즈벨트는 유럽에 대공황을 '수출'한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국의 통화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외국에서 금을 빼온 것이니까요.
실제 영국과 프랑스 등 많은 유럽국들은 당시 미국의 금 매입 정책을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제 코가 석 잔데 남 돌볼 처지가 되나요?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는 거지요.
어쨌든 미국은 대공황의 위기를 훌륭히 극복했지만, 유럽은 또 한 번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준비를 하게 됩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오늘날 전세계에 짙게 드리워진 유동성의 위기는 많은 면에서 이 대공황의 시대와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옆 나라 중국의 공장이 과열되다 못해 터지기 일보직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만드는 자동차는 너무도 훌륭하지만, 포화된 시장은 이들을 도산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살 사람은... 살 사람은...
음? 뭐야? 살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텐데? 어라? 뭔가 이상한데? 잠깐 잠깐, 정말로 오늘날의 위기가 대공황과 닮은 거야?
 
지금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세계의 공장은 잘만 돌아가고 있습니다. 중국도 그렇고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세계 많은 나라들도 돈은 얼마든지 갖고 있습니다. 중국이 물건을 만들면 일본이 사가면 되지요. 근데 대체 뭐가 문제란 거죠?
 
1929년 대공황이 물건을 만들어냈지만 살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거라는 건 이미 언급했던 바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세계는 분명 그 때와는 다릅니다. 무엇이 다른 걸까요?
대체 무엇이 시장에 생산자도 있고 소비자도 있고 돈도 있는데 시장을 공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6 기축통화
 
전세계의 금을 긁어모으다시피 하여 대공황을 이겨낸 미국. 하지만 정작 미국은 더이상 금이 필요없었습니다. 금고엔 금이 넘쳐 흘렀고, 마찬가지로 시장엔 달러가 차서 넘쳐 흘렀거든요.
루즈벨트가 전세게로부터 사들인 막대한 금은, 이제 시장에 부족한 달러를 공급하는 역할 대신, 달러화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쪽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금이 너무 많아 골치를 앓게 된 미국은, 결국 보유하고 있는 금을 세계에 뿌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요? 그냥 뿌릴까요? ... 이거 '금'인데요?
 
금본위제 하에서 금을 세계 시장에 직접 유통시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언젠가 미국의 생산력을 능가하는 나라가 나타나서 미국이 했던 전략(-금 매입을 통한 타국 금 보유고 고갈 및 해당국의 통화붕괴 시도-)을 그대로 따라할 경우,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 경제에 굴복했듯이 이번엔 미국이 그 나라 경제에 굴복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금 태환성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가능하면 금은 미국 시장을 빠져나가지 않는 편이 현명했습니다.
 
1944년, 미국은 뉴햄프셔주의 브레턴우즈에 세계 각국의 경제 대표들을 초청합니다. 무슨 말이 오갔는진 모르겠지만, 회의 직후 그들은 금환본위를 바탕으로 한 달러 중심의 세계경제 출범에 동의를 표하게 됩니다.
신(神)이 그 가치를 부여했다고 하는 달러 - 이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발전시킨 건 바로 미국 자신의 의지였습니다.
 
'금과 달러를 맞교환 해준다!!'
사람들은 이 말 한 마디에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달러를 닥치는대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달러를 가지고 있는 건 곧 금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이렇게 미국은 세계 시장에 금 대신 달러를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달러가 세계 통화의 기준이 되면서 미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이득을 거두어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7 기축통화의 장점
 
'금환본위제' 체제 하에선 '금본위제'에서와는 달리, 세계 모든 나라 중앙은행들이 금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 나라만 금을 잔뜩 소유하고 있다면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은 자신이 발행하는 화폐가 금을 잔뜩 소유하고 있는 나라의 화폐와 언제든지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증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는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온 방편입니다. 어쨌든 이것으로 금을 잔뜩 갖고 있는 미국과 금이 하나도 없는 유럽국들은 서로의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만족할만한 합의를 본 셈입니다.
 
이제 달러가 세계 유일의 기축통화가 됐으므로 미국은 전세계에 달러를 공급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어떻게요? 그냥 줄까요? ... 이거, '돈'이라니까요?
세상에 누가 돈을 그냥 주겠습니까? 외국에서 물건을 '사오고' 달러를 '파는' 것입니다.
 
미국은 열심히 달러를 찍어내고, 찍어낸 달러를 외국에 팔았습니다. 바다 밖에서 들여온 원자재는 쌓여만 가는데 미국에서 나가는 건 오직 하나, 달러 뿐이었지요. 미국은 들여온 원자재를 그저 열심히 소비만 하면 됐습니다.
기축 통화라는 건 이렇게 좋습니다.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달러'를 외국에 팔아 물건을 들여올 수 있다니... 꿈만 같잖아요?
미국 경제는 꽁지에 불붙은 듯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달러라는 종이가 해외에서 불쏘시개로 밖에 쓰이지 못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폐허가 된 유럽으로 흘러들어간 달러는, 유럽의 무너진 경제 기반을 재건하고 해당국들의 소비 활동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특히, 마셜플랜이란 이름으로 유럽에 지원된 막대한 양의 경제 지원자금은 유럽의 경제를 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소련의 붉은 물결로부터 서유럽을 지켜내는 정치, 군사적 성과마저 달성하게 됩니다.
더구나 이렇게 대규모로 투자된 자금들은 다시 미국으로 유입돼 미국 경제를 부양시키는 자본의 선순환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훗날 미국은 투자한 금액의 몇 배가 되고도 남는 이득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마셜 플랜은 오늘날,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외 원조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 어쨌든, 그동안 신나게 달러를 찍어내다보니 어느 새 미국 정부가 보유한 금의 총량과 같은 양의 달러가 지구상에 생긴 것 같군요. 이제 그만 찍어야지... 했는데 어라? 문제가 생긴 것 같네요?
외국에서 왜 더이상 달러를 공급하지 않느냐고 문의 전화가 폭주한 것입니다.
 
 
 
#.8 통화주권의 독점 - 트리핀 딜레마
 
애초 미국 정부가 찍어낸 달러의 총량은 정부 금고에 보관된 금의 양과 같았고, 또 그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금고 속에 있는 금이 쿨쿨~ 잠을 자고 있듯, 찍어낸 달러 중에도 세상 돌아다니는 걸 멈추고 쿨쿨~ 잠을 자고 있는 녀석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해외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다들, 물건은 지금 당장 팔아 먹고 살아야겠는데 잠자고 있는 달러를 찾아낼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체 어디 짱박힌 거야!!)
세계는 곧, 달러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브레턴우즈 체제가 출범할 때부터 안고있던 문제였지요.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어 버린 미국은, 바로 이 때문에 골치를 썩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죠? 지금 장난하심? 미국이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었고, 그게 바로 브레턴우즈의 결과가 아니였던가요?'
맞습니다. 근데 바로 '그게' 문제였습니다. 
 
본래, 원칙적으로 세계 각국은 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채무자들에게 상환을 보증할 수 있을 만큼의 화폐를 찍어낼 수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대공황과 양차 대전, 브레턴우즈를 거치는 동안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비록 현재 각국 정부들은 자국 고유의 화폐를 찍어내고는 있지만 그 가치를 달러화에 밀접하게 연계시킴으로서 사실상 통화주권의 일부를 상실한 상태인 것입니다.
 
어쨌든 미국은 이 새로운 달러 유동성의 위기를 맞이하여 이를 어떻게 해결할면 좋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지요.
'음? 뭐야 이거? 꼭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만큼 달러를 한정해서 찍어낼 필요가 없잖아? 지금 당장 모든 달러를 금과 바꿔줄 것도 아닌데... 조금 더 찍어볼까? 찍는대로 남는건데, 뭐... ㅋㅋㅋ'
그래서 미국은 달러를 더 찍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달러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추가로 찍어낸 달러는 모두 미 국외로 빠져나갔습니다. 자국 통화 인플레를 유발시키려는 목적이 아닌 세계 통화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였으니까요.
이들 잉여 달러들은 해외로 나가 원자재 및 기타 상품으로 바뀌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사실상 이 때부터 적자 예산 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가계부를 항상 흑자로 맞추어야만 하는 주부님들이라면 왜 예산을 일부러 적자로 운영해야만 하는지 무척 의아해 하실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달러의 통화 안정성을 유지할 책임 뿐만 아니라 시장에 달러를 공급할 책임도 있는 것입니다. 이 모순 - 트리핀 딜레마라고 불리우는 - 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을 괴롭혀온 문제입니다.
 
아무튼, 지난 수천 년 동안 유지됐던 금과 화폐 사이의 1 : 1 교환비율 법칙은, 이후 달러가 금의 양에 상관없이 늘어나게 되면서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9 베트남 전쟁 (1959~1975)
 
세계 경제를 휘어잡은 덕분에 지상 유일의 패권국으로 군림한 미국. 이 미국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1960년대 말부터입니다.
공식적으로 1963년 통킹만 사건으로 촉발된 베트남전은, 사실 미국이 동남아에서의 공산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기도 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약 7,000억 불(!)에 달하는 전비를 투입했던 베트남 전쟁. 하지만 미국은 이 '더러운 전쟁'에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채 철수해야만 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미국을 기다리고 있던 건 10년 간의 전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구 찍어낸 채권 뿐이었죠.
결국 미국 정부는 브레턴우즈의 근간이 되는 금환본위 능력을 차츰 상실해버리게 됩니다.
 
1971년, 세상에 돌아다니는 달러(혹은 달러 표시 채권)의 양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금의 양의 약 세 배까지 치솟았고, 마침내 미국 정부는 더이상 달러를 금으로 못바꿔주겠노라고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1944년부터 1971년까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지배해 온 브레턴우즈 체제가 마침내 끝나버린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각국 정부들은 중앙은행에 금 대신 달러를 비축해 놓고 있습니다. 바로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현재, 우리나라도 외환보유고에 무려 2,500억 달러를 쌓아놓고 있습니다. 10년 전 IMF를 겪으면서 창고에 달러를 쌓아둬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않은 것입니다.
 
달러가 없으면 외국에서 기름도 못사오고, 기름이 없으면 물건도 못만들고, 물건을 못만들면 수출해서 돈을 벌 수도 없습니다. 달러가 없으면 우린 끝장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창고에 2,500억 달러를 묵혀두고 있다는 것은, 연리 5%로 따졌을 때 연 125억 달러의 기회 비용을 허공에 날려버리고 있는 것과 같은 뜻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연 125억 달러를 허공에 날려버리면서까지 달러를 손에 쥐고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어? 그러고보니 자국 통화가 기축 통화가 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또 있었네요? 세계 각국이 매년 이렇게 손실하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까지 미국은 거두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10 the Dollars (U$)
 
대공황 당시에는 세계 각국이 금본위제를 통해 자국 화폐의 안정성을 보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달러화에 세계 각국의 통화가 연계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달러는 과거 인간의 통화 시장에서 화폐 지급력을 보증했던 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과 달러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금의 가치는 고정 불변이지만 달러의 가치는 가변이라는 점이지요.
 
세계의 모든 통화가 그 가치를 달러화에 연동시키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는 몸살을 앓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달러 중심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돈을 찍어내 봤자 우리 돈을 사줄 나라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가진 게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니까요.
그에 비해 미국 돈은 사줄 나라가 많습니다.
미국 돈만 있으면 중동에 가서 기름하고 바꿔올 수도 있고, 유럽에 가서 소세지와 바꿔올 수도 있고, 미국에 가서 비행기와 바꿔올 수도 있습니다.
달러는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화폐입니다. 달러의 가치는 절대입니다. 달러는 모든 화폐 가치의 기준이 됩니다.
 
 
 
#.11 달러화의 위기
 
브래턴우즈 체제 이루 미국은 더이상 혼자 힘으로 세계를 상대해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각국의 대표들이 한데 모여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 같은 곳에서 세계의 통화 정책을 검토하고 조정해 나가는 것입니다.
비록 시장은 하루하루 각국의 통화를 '알아서' 조절해 나가고 있지만, 시장 자체를 움직이는 중장기 정책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결정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미국이 사기를 쳤습니다. 미국 '정부'가 사기를 쳤다는 게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잠시... 한 눈을... 팔았을... 뿐이지요... (- -;;)
사기는 미국 기업들이 친 것입니다.
 
8년 전 닷컴 버블이 붕괴하면서 미국 경기가 가라앉자 그린스펀 당시 연준위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한데, 떨어진 금리로 증가한 자본 유동성은 실물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쓰이지 못하고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데 쓰여버린 것입니다. (부동산 거품)
많은 사람들이 돈이 생기는 즉시 집을 사들였습니다. 무주택자는 저금리로 내 집을 장만하고, 집이 있는 사람들도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을 보고 집에 투자했던 것입니다.
 
소위 미국의 부동산 대출업체나 투자 은행이라 불리는 회사들이 채무자의 상환 능력도 알아보지 않고 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을 해주었습니다. 대출을 해준 은행은 이 대출 증명서를 가지고 부실 채권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판 것입니다.
채권을 산 사람들은 이걸 다시 누군가에게 팔았고, 팔린 채권은 또 누군가에게 팔렸습니다.
채권 시장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미국 금융가는 전례없는 번영을 누렸습니다.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꽁지에 불붙은 날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파생금융 활성화)
그런데 채권 만기일이 다가왔습니다.
 
중간에 채권을 거래했던 사람들은 이미 막대한 차익을 거두고 튀었지만, 최종 거래처들은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갖고있는 게 온통 부실 채권 뿐이었거든요.
사람들은 올라간 주택 가격을 갚지 못해 도망갔지만, 담보로 잡은 주택을 차압한 은행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올라간 주택 가격은 '뻥'이었거든요. 3만 달러를 빌려주고 담보로 잡은 4만 달러짜리 주택 가격은, 사실 2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은행이 문을 닫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습니다. 부실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엄청난 손해를 보게 생겼으니까요.
한데 그보다 더 큰일인 것이, 부실 채권들이 대체 어디서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는지 알 수가 없게 돼버린 것입니다.
 
파생 상품이란... 음... 아무튼 엄청 복잡한 것입니다. 이 파생 기법으로 만들어진 부실 채권들이 다양한 방법과 수단으로 여기저기서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전체 통화 시장은 교란되고 신뢰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달러 외엔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튼튼하고 견실한 회사일지라도, 자신이 갖고있는 채권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유래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갖고있는 자본이 달러 대신 채권 뿐이라면... 그 땐 끝장입니다. 그저 이 채권들이 부실 채권이 아니기만을 하늘에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12 기업의 위기
 
중국 기업들은 돈이 많습니다. 하지만 국제 시장에서 거래를 할 땐 달러를 내놔야 합니다. 일본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도, 프랑스도, 러시아도... 그리고 우리 한국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 시장에서 거래를 하려면 달러가 필요합니다.
 
지금 한국의 조선회사 같은 경우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선박 한 대를 수주받아 납품하여 대금을 받기까지 짧게는 몇 달, 아니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원자재를 사오기 위해 어음을 발행하려 해도 어음을 받아주는 데가 없습니다. 큰일났습니다. 부품을 못사오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합니다.
공장을 멈추면 선박은 어디서 나오나요? 선박 팔아 먹고 살아야 하는데 큰일났습니다. 만들지도 못하고...
이러다 보니 달러 유동성 위기는 원화 유동성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조선회사와 거래하는 회사들은 배 만드는 게 중단되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이 회사들이 발행한 채권들은 이제 휴지 조각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원화 표시 채권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기업들이 현금 아니면 안받겠다고 합니다. 지난 번에 납품한 물건 대금이 언제 계좌로 들어올지 모르겠는데, 거래처에선 현금만 받지 어음은 안받겠답니다. 뭐, 우리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른다나요?
 
큰일입니다. 돈이 돌지 않습니다. 경제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대공황이 정말 눈 앞에 다가온 듯 보입니다.
 
 
 
#.13 리더쉽의 위기
 
오늘날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장본인은 바로 미국 자신입니다.
미국은 브레턴우즈 체제의 종언과 함께 달러화의 안정성을 보증할 수단을 잃어버렸지만, 달러 기축통화의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에게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높은 도덕적, 경제적 책무와 리더쉽이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걸 져버렸습니다.
지난 8년간 금리를 낮추고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여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했던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오늘의 위기 앞에서 그저 속수무책, 손을 놓고 있을 따름입니다.
시장을 감독하지 못한 책임은 누구도!! ... 오늘날 미국 정부의 그 누구 하나도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1929년 대공황의 위기 때나 브레턴우즈 하에서의 달러 유동성 위기와는 달리, 미국은 더이상 달러를 찍어낼 여력이 없습니다. 오늘날의 시장은 더이상 금환본위제로 움직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달러의 신용을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달러 자신인 현상황에서, 달러를 추가로 찍어낸다는 것은 달러 기축통화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미국이 '물리적'으로는 얼마든지 달러를 찍어낼 수 있지만 발권력 한도 아래서만 움직이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달러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달러 사재기를 자재할 것을 권할만큼 달러 매점매석 행위가 극심한가 봅니다. 그럼에도 달러 가치는 올라가고,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원화가치 하락 폭(40% 이상)은 경제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와 견주어 봐도 너무 큽니다.
 
 
 
#.14 신용의 위기 
 
지난 7월 말쯤 등장했던 9월 위기설은 정부의 언론 탄압과 함께 가려졌습니다. 정부는 괴담 유포자를 철저히 색출해서 엄정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하루하루 미국에서 기업들이 쓰러져 가고 있었음에도 정부는 걱정없다, 안심하라고만 외쳤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10월이 됐습니다. 이젠 누구도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이래 수 개월 동안 외환시장에 개입해 왔습니다. 경상수지 개선을 염두에 둔 고환율 정책을 펼친 것입니다.
정부의 환율 정책은 미세 조정으로 그치지 않고, 적극 개입주의를 표방하면서 스스로 급격한 시장변동성을 만들어 놓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와중에 외환 시장에 쏟아부은 돈만 2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정부 발표 100억 달러)
그러나 시장은 정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정부는 스스로가 벌려놓은 일에 뒷수습하기에만 바빴습니다.
강만수 재경부 장관은 며칠을 사이에 두고 '현재 사태가 위기가 아니다, 위기다'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강만수 장관을 해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체 정부가 상황을 이해나 하고 있는 거야?'
시장은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손에 쥔 실탄(현금)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시장은 더욱 경색되어져만 갑니다.
향후 환차익까지 노린 대기업들은 어떻게든 달러를 풀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습니다.
 
견디다 못한 국회의원들이 달러 모으기 쑈를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들도 깨달아 갑니다.
'아, 지금이 달러 사모을 적기로구나!!'
모든 시장 상황이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이 원하고 있는 건 강력한 리더쉽입니다. 립 서비스가 아닙니다!! 
 
말로는 주가를 5,000까지 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1,300 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말로는 국민소득 4만 불로 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환율이 1,300원을 뚫는 바람에 국민 소득은 1만 5천 달러로 주저앉았습니다.
말로는 747 비행기 얼마든지 태워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이 4% 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말로는 금도, 달러도, 국민들에게 모으자~ 그러면 얼마든지 모아줄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안도와주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를 했던 1997년의 한국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달러 사재기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2008년의 한국은 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요?
 
 
 
#.15 얼음 땡 놀이
 
어린 시절에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놀이 가운데 '얼음 땡 놀이'란 게 있을 겝니다. 준비물도 필요없고, 그저 애들이 세 명만 모이면 술래 하나를 정한 뒤 마구 뛰어다니는 놀이입니다.
술래 아닌 애들은 열심히 도망다녀야 합니다. 술래한테 잡히면 자신이 다음 술래가 돼야 하거든요.
만일 술래가 발이 빠르다면 큰일입니다. 뛰어봤자 벼룩인 것입니다. 술래에게 쫓기는 아이는 금새 코너에 몰리게 됩니다.
술래가 다가옵니다. 아이는 곧 자신이 다음 술래가 될 것이라는 걸 직감합니다. 아이는 질끈 눈을 감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얼음!!"
 
얼음을 외친 아이는 이제 안전합니다. 술래가 그 아이를 잡아봤자 다음 술래로 만들 수 없습니다. 술래는 '얼음' 상태가 아닌 다른 아이를 붙잡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얼음을 외친 아이도, 다른 아이가 그를 '땡' 해줄 때까진 꼼짝않고 서있어야 합니다. 그게 규칙이니까요. 
 
오늘도 공원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신나게 얼음 땡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 그 무엇도 이 아이들에겐 근심거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 근데 한 아이가 '얼음'을 외치고도 움직이고 있네요? 애들이 왜 움직이냐고 따지지만 그 아이는 난 안움직였다고 바락바락 우겨대고 있습니다. 우기던 아이는 땡깡을 부리기 시작하고, 마침내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결국 놀이는 파장을 맞고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아~ 뽀롱뽀롱 뽀로로 할 시간이었군요... ^^;;
 
아침 신문을 들여다보면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아주 난리입니다. 된장, 얼음 땡 놀이는 코흘리개 시절에 졸업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또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 경제도 누가 빨리 '땡'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아, 저한테 부탁하실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전 벌써 '얼음'했으니까요.
 
"얼음!!"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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