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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꺼리

한국민이 먹을 소는 100개월 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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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에서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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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으로 들리시겠지만, 미국이 한국에 수출할 소고기는 100개월이 넘는 늙고 병든 소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아시다시피 분명히 광우병 위험이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에게 소고기란 한국인에게 김치 이상의 음식이지요. 먹기는 먹되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30개월 미만의 소고기만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대부분은 20개월령 미만의 소입니다.

한국의 정부 당국자는 지금 '미국 사람들이 먹고 있는 것과 똑같은 바로 그 쇠고기가 들어오는 것'이고 '미국인과 250만 교민은 수십 년간 먹어왔지만 안전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미국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팔 생각이었다면 이미 노무현 정부에서도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팔 작정이었고, 그것이 그들에겐 더 중요했기 때문에 협상이 교착상태로 빠졌던 겁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당국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출할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미국사람들도 먹는다는데 그걸 외국에도 수출해서 세계인이 먹게 해주면 안 되나?"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미국의 육우산업 즉, 소 목축업의 특성을 헤아리지 못해서 생긴 착각입니다.

소는 돼지나 닭처럼 한 번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가축이 아닌데다가 임신기간도 사람과 거의 같습니다. 280일인가 그렇지요. 소의 분만 간격(첫 새끼를 낳은 직후로부터 두 번째 송아지를 낳을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12개월~14개월 정도입니다.

암소는 월령 12~13개월 정도면 임신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효율적으로 관리되는 목장이라고 쳐도 월령 23개월 미만의 암소고기는 새끼를 한 번도 낳은 적이 없는 처녀 소란 얘기고, 월령 35개월 미만의 암소고기는 새끼를 딱 한 번 낳은 어미 소를 도축한 경우란 얘깁니다.  

다시 말해서 송아지를 두 번만 낳게 해도 이미 그 소는 월령 30개월이 넘어서버려 현재 미국에서는 식용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소가 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새끼를 한 번도 안 낳거나 딱 한 번 낳게 하고 도축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모든 소를 월령 20개월 미만에서 도축한다고 가정하면 미국에 대략 1억 마리로 추산되는 소들이 20개월 뒤에는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겠지요

그러면 모든 암소를 새끼 딱 한 번만 낳게 하고 월령 24~25개월, 즉 30개월 미만에서 도축하면 어떻게 될까요?

12개월 주기로 소의 두수가 절반으로 줄겠죠. 1억 두가 12개월 뒤에는 5천만 두, 24개월 뒤에는 2천5백만 두, 36개월 뒤에는 1천2백5십만 두…. 몇 년 뒤에는 역시 미국에 소가 한 마리도 안 남게 되고, 미국 사람들은 쇠고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겠지요.

그래서 미국에서 목축산업을 접어버릴 목적이 아니라면 소고기가 팔리든, 안 팔리든 일단 적정한 소의 개체 수를 유지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그만한 개체 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질병으로 중간에 폐사하는 소까지 감안하여 암소 한 마리당 평균 2.1마리의 송아지는 낳아 주고 돌아가셔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미국 사람들은 30개월 미만의 소만 먹는다니 그럼 모두 숫소만 먹는다는 얘기일까요? 그건 아니지요.

미국사람들이 식용하는 소고기의 95%가 월령 20개월 미만인데 그게 다 숫소는 아니지요. 내수와 수출물량 포함 숫소만으로는 다 채울 수가 없지요. 암소의 상당수도 처녀소 상태로 도축되기 때문에 95%의 식용소고기가 월령 20개월 미만으로 충당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고도 모자라는 나머지는 새끼를 딱 한 번 낳은 암소, 즉 30개월 미만의 소고기로 충당합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더 이상 임신이 불가능할 때까지 송아지만 계속 낳다가 더 이상 임신이 안 되는 시기가 되면 통째로 갈려서 소를 비롯한 가축사료로 사용되는 <늙은 암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략 암소 중 절반이 20개월 미만에서 도축되고 나머지 중에서 또 절반이 30개월 미만에서 도축된다고 봤을 때 그러면 나머지 어미 소들이 평균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송아지의 두수는……?

네 산수 문젭니다.

7.4마리가 나오지요. 7.4마리, 즉 7회에서 8회의 해산과정을 거치려면 소의 월령은 96개월에서 108개월이 되지요.

이 늙고 병든 소가 미국에는 몇 마리나 있을까요?

인간과 마찬가지로 암소와 숫소가 반반씩 나올 것이고 그 암소 중 반의 반이 새끼 낳는 어미 소로 쓰인다면 결국 8분의 1인 1천2백5십만 마리 정도일까요?

아니지요. 그렇게 계산하면 잘못된 산수이지요.

다른 소들은 월령 20개월, 즉 성장할 만치 다 성장하면 바로 도축되는 데 반해 이 소들은 송아지를 7번, 8번 낳을 때까지 그대로 있으므로 고손자의 증손자의 손자가 도축될 때까지 죽지 않고 목장에 그대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장에 남아있는 수를 기준으로 세어보면 이 늙고 병든 소가 절대다수란 얘깁니다. 미국 목장에 있는 1억 마리의 소 중에 적어도 5천만 마리 이상이 새끼를 낳아야 하기 때문에 도축되지 않았던 늙은 소란 얘깁니다.

자, 이 많은 소는 식용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그렇다고 버리기엔 아까우니까 갈아서 다시 소나 다른 가축에게 먹이지만 그러고도 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폐기처분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생물의 시체이다 보니 폐기처분 비용이 무척 많이 들겠지요? 땅에 묻자니 토양오염의 우려로 반대가 심하구요. 그런 이유로 광우병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료로 만들어 다시 소가 먹어치우도록 놔두는 걸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이 처치 곤란의 소를 한국에 수출하겠다는 거지요.

이걸 수입한다면 당연히 우리나라는 사오는 게 아니라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고 들여와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돈을 주고 정식으로 수입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니 미국 입장에서는 '빈집에 소들어 온 격'이 되어 버린 겁니다. 잔치난거죠.

혹시라도 우리 정부당국자의 말대로, '그래도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도 들어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 봐 다시 첨언하겠습니다. 물론 처음엔 프로모션이다 뭐다 하면서 좋은 품질의 쇠고기로 매장 진열대를 채우겠지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는 주문이 들어온다고 공산품처럼 잔업시간을 늘려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그런 컨베이어 상품이 아닙니다.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생산량을 더 늘린다는 건 미국의 목장에 있는 소의 개체 수를 줄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며, 수출물량만큼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일 방법이 없는 한 불가능한 겁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축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현재보다 수출량을 더 늘릴 수는 없습니다.

미국의 어느 축산업체가 일단 일본에 수출 길을 터보려고 자신의 비용으로 전수검사를 하겠다고 신청을 했는데 왜 그것을 미국정부가 불허했을까요?

(편집자주: 축산업체는 미농무부의 불허가 부당하다며 지방법원에 제소했고, 법원에서 'unlawful'이라며 축산업체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미농무부에서는 '광우병 오진의 경우 축산업계에 타격'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다시 항소를 해서 현재 재판이 진행중임)

첫째는,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하면 분명 광우병 소가 발견될 확률이 높으니 그것이 두렵고, 둘째는, 그런 식으로 수출했다가는 미국 사람들이 먹을 쇠고기가 부족해지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미국에 쇠고기 파동이 일어난단 얘깁니다.

한국에 수출하느라 미국에 쇠고기 파동이 일어난다면 그 이후 미국에선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요?

미국 사람들, 물론 소고기 외에도 닭고기, 칠면조고기, 돼지고기 등도 먹긴 먹지요. 하지만, 그것들은 정말 가끔 먹는 별미일 뿐입니다. 소고기는 이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주식입니다. 우리가 쌀밥과 김치를 먹어야 하듯이 그 사람들은 고기가 없으면 식단구성이 안나옵니다.

만약 파동이 일어나면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촛불집회 정도의 잔잔한 파장에 그칠까요? 미국 대통령은 부시가 됐든 누가 됐든 당장 탄핵당할 겁니다. 그러니 정부의 개구라에 현혹되어서 30개월 미만의 값싸고 질 좋은 미국 소고기를 수입해서 먹을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애당초 접어야 합니다.

그런 건 일단 수출길을 열어서 미국의 싼 소고기에 입맛을 들여놓기 위한 프로모션 기간에만 가능할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작년에 이런 프로모션이 있었습니다만 참여정부에서는 더 이상 진전을 못 보고 실패로 끝난 전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이런 프로모션도 없습니다.

미국 소고기, 엄청 쌉니다. 당연하지요.

내가 치우기 싫은 쓰레기를 남이 대신 치워준다는데 돈을 받기는커녕 돈을 얹어 주고 큰절까지 해야 마땅하지요.

이메가, 이넘은 전 세계의 봉이요 호구 노릇을 하고 있군요.

참 이런 인간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니(뭐 본인으로서는 대통령보다는 그 지위를 이용해서 미합중국의 한국지역 총독 노릇을 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듯 하지만…), 참 절망감이 뼈에 사무치는군요.

ⓒ 캐나다에서 한 소시민 올림




미국 쇠고기 협상 총정리 및 분석

첫째, 미국에서 모든 쇠고기 수출 물량을 30개월 미만으로만 할 경우, 미국의 소 개체수 절대량이 줄어들어 미국에서 소비할 물량도 충당하기 어렵게 된다. (미국은 현재도 호주.뉴질랜드산 쇠고기 제1의 수입국이며, 미국 쇠고기를 불신하는 미국민에게 인기 있는 상품임)

둘째, 미국은 수출로 인한 목축업자들의 수익을 늘여주는 것 보다, 폐기처분이나 땅에 묻는 것 조차 곤란한 늙은 소들의 처리 문제가 더 큰 현안이며, 사료로 만드는 것 또한 광우병 위험이 있고, 법 강화로 애완용 조차 불가능 한 상황이므로 누가 가져가 주는 것이 젤 편하다.

셋째, 그런 늙은 소를 누가 가져가겠다면 돈을 얹어서라도 보내고 싶은데, 미국까지 제 발로 와서 제 돈주고 사가겠다는 덜 떨어진 나라가 생겼으니 부시는 임기말 레임덕을 딛고 완전 대박을 터뜨린 대통령이 됐고, 카우벨트(Cow Belt)의 축산업자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스타가 됐다.

넷째,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 중 20개월령 미만으로 미국내 소비를 충당하고, 일본에도 수출하고, 내수 부족분이나 미국 쇠고기 의심하는 소비자는 호주.뉴질랜드산 수입해서 제공하고, 30개월령 미만으로는 저소득 계층을 위한 내수용 혹은 캐나다, 멕시코, 대만등으로 수출하고..

다섯째, 미국민이 먹기도 꺼리고 수출도 곤란한 30개월 이상 소들, 그리고 폐기처분이 곤란한 소들, 심지어 50개월, 60개월, 70개월, 80개월, 90개월, 100개월, 그 이후 살아있든 죽었든 잘 걷든 못 걷든, 나머지 소들은 도축 포장해서 '한국'으로 마음껏 수출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그런 협상하고 와서는 조~ 텐다.

ⓒ 열받은 서팡




출 처 :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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