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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꺼리

프랑스 언론에 보도된 기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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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에서 퍼왔습니다.



아래 여러분께서 광우병에 감염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한국 국민의 촛불 시위에 대해 프랑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올려주셔서 제가 한번 번역을 해보았습니다.  원문이 너무 길어서 번역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좀 나누어서 올리겠습니다.



정치적 맥락

 

지난해 있었던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2008년 2월 25 취임한 이명박은 보수반동 반공주의 노선을 견지하는 한나라당 출신으로 현대 건설 사장과 서울 시장을 지냈다.   다른 대통령[무현 대통령]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 대통령은 경제 규제 철폐,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MBC 같은 공기업과 교육의 민영화를 주창하며 대규모 토목 공사를 감행하려고 한다. 그의 대북 노선은 애매모호하며 그의 무조건적 친미 노선은 미국 영어에서 유래한 한국어 외래어의 표기를 바꾸고 온 국민에게 영어 몰입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다.

 

이런 배경에서 2008년 4월 9 총선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미국과 소고기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열흘도 채 안 되어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협정에 서명한다.

 

미국산 소고기는 광우병 유발 가능성이 있는 뼛조각이 소고기에서 발견되면서 위생상의 이유로 지난 2006 10월부터 한국에서 수입이 금지되었다. 미국이 한미 FTA의 선결 조건이라고 못박은 이 새로운 협정에 따르면 2008 5월부터 수입 규제가 풀리고 한국 소고기 시장은 미국의 그릇 위에 오른다.

 

협정이 채택한 주요 위생 기준은 국제 기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주장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정한 것이다. 지난 2003 8월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요구가 있은 뒤로 이 기준은 수정되었고 2007 5월 미국과 캐나다는 위험관리국으로 격상되었다.

 

협상과 서명이 워낙 빨리 이루어졌고 또 한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이런 조건들은 대통령 선거 전에 이미 결정되었고 소고기 협정은 미국 정부에 건넨 선물의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광우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한국인

 

소의 중추신경을 퇴화시키는 광우병은 한때 유럽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으며 1990년부터 1995년까지 기승을 부렸다. 이때 사람들은 수익성을 위해 소에게 건초만이 아니라 도살한 동물의 시체에서 나온 뼛가루도 먹였다는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규제 철폐를 부르짖은 대처가 집권한 뒤로) 영국에서 1980년부터 축산 분야의 기준이 낮추어지면서 프리온이라는 새로운 악성 감염성 단백질 병원체가 나타났다. 프리온은 바이러스도 아니고 박테리아도 아닌데, 아주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신경계 세포 안에서 증식을 하여 신경계를 야금야금 갉아먹으면서 인지 장애와 행동 장애를 유발한다.

 

소고기를 먹는 것만으로도 감염이 되는 이 새로운 병원체는 종과 종의 장벽을 뛰어넘어 치타, 퓨마, 염소, 사람에게도 감염이 되었다. 광우병에 걸린 동물과 접촉을 한 영국의 농부들 가운데 1993년부터 사망자가 생겼다는 것이 그 증거다. 프리온은 사람한테서는 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증을 일으킨다. 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증은 발병 몇 주에서 몇 달 안에 죽고 치료 방법도 없는 불치병으로 아무런 증세도 보이지 않는 잠복기가 보통 10년이 넘는다.

 

소고기 소비 감소로 1990년 내내 가격이 폭락하자 유럽연합은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으면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여론을 잠재우려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사뭇 다르게 전개되었고 결국 각국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1993년 프랑스는 엄청난 숫자의 소를 살처분했고 1996년에는 영국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2004년 말까지 광우병에 걸린 소가 무려 20만마리나 발견되었다.

 

광우병은 한국인에게 두 가지 이유에서 더욱 위험하다. 첫째는 식습관이다. 한국인은 골수나 뼈까지도 고아서 먹는다. 둘째, 한국인은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100%MM이라는 특정한 유전자형을 갖고 있었다. 보통 MM 유전자형은 전체 인구의 40%가 갖고 있는데 한국인은 95%가 이런 유전자형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MVVV 같은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이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에 걸리지 않은 것은 프리온에 대한 면역력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잠복기간이 더 길기 때문인지 아직 잘 모른다.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자신들의 거래를 합리화하기 위해 정부는 국민의 이익을 지킨다는 추상적 논리와 위험성이 과장되었다는 과학적 논리를 내건다. 두 나라 정부는 광우병이 전세계적으로 감소되었고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숫자가 214명뿐이라는 것은 이 병의 위험성이 지극히 낮아서 받아들일 만하다는 것, 또 앞으로는 관리가 잘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살난 거짓 논리

 

MBC로 방영된 토론에서 수입을 찬성하는 경제학 교수와 수입에 반대하는 시사평론가가 맞붙었다. 4 29일과 5 8일에 MBC를 통해 방영된 이 논쟁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정부 관리와 시민단체의 토론에서 한국 협상단 대표가 협정 문안을 엉뚱하게 이해하는 바람에 국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 토론에서는 또 졸속 협상, 미국의 양보는 전혀 없었다는 사실, 한국 정부는 수입되는 소고기의 실제 연령이나 광우병 감염 여부 등 수입되는 소고기의 질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이번 협정으로 수입되는 가장 위험한 30개월령 이상의 소고기는 미국에서는 절대로 안 먹고 보통 가난한 나라로 수출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방송에서는 또 미국 정부가 발표한 영어 문안을 한국 정부가 잘못 해석해서 눈, 척수, 내장, 뇌 같은 특정위험물질이 포함된 동물성 사료도 쓸 수 있다는 소리를 정반대로 받아들였다는 사실도 드러났고, 신뢰성을 상실한 한국 정부는 며칠 뒤 잘못을 시인했다.

 

방송에서 정부측은 주로 국제 기준에 의해서 위험이 과학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반대측은 국제 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미국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경향이 농후한 의심스러운 기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부 시각에 호의적이지 않은 과학자의 견해를 일축한 정부가 과학적 신중성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아직 인간광우병의 정체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과학자들더러 광우병 위험 모델을 제시하라고 정부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인지, 잠복기가 유난히 긴 이 병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인간광우병의 감염 규모에 대해서 왜 정부가 자꾸만 섣부른 결론을 내려는 것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다.


 

관리 체제의 심각한 취약성

 

관리 체제로 넘어가면, 한국 정부가 미국의 검역 체제를 정말로 믿는가 아니면 믿는 척하는가 여부와는 상관 없이 이만저만 취약한 것이 아니다. M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고기의 월령 측정은 15%가 오류다. 더욱이 The Humane Society라는 미국의 동물보호단체는 병에 걸린 소나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소를 도축장에서 전기 자극을 주어 일으키는 것을 찍은 필름을 공개했다.

 

미국의 유에스에이투데이지 2008 5월 9 미국 정부가 현재 미국의광우병 검사율이 0.1%에도 못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에 대규모 광우병 금지를 금지하도록 요청했다고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는 금요일 연방 고등법원에 고기회사들이 모든 동물에 대한 광우병 검사를 하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이렇게 되면 도축하는 소 전체에 대해서 광우병 검사를 하겠다고 나선 크릭스톤팜스 같은 미국 도축업체도 법 때문에 할 수가 없다. 로사 들라우로 민주당 의원도 고백한다. 식품 안전 시스템이 망가졌다고 생각한다. 아니, 무너졌다. 우리는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없는 지경에 있다. 우리는 식품 공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지킬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의 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가령 조류독감의 확산 저지에 실패한 것만 보더라도 그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수많은 거짓말

 

이명박과 광우병 덩어리는 한국 국민의 가슴에 엄청난 분노를 낳았지만 한국 정부의 거짓말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코미디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검역 수장의 입에서 나왔다. 광우병에 감염된 티본스테이크를 먹어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 광우병에 감염된 소고기는 날로 먹든 익혀 먹든 안전하다. 한국 정부는 우익지들에다 미국인이 먹는 소고기는 우리가 수입하는 소고기와 똑같다, 미국이 수출하는 소고기에서 10년째 광우병이 발견되지 않았다다고 홍보 광고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두 가지 거짓된 주장은 한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어떻게 한국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를 홍보할 수 있는가 하는 씁쓸한 자문을 낳는다. 한국 정부는 MBC중상을 했고 괴담을 유포했다고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 자체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정부의 공격을 받는 것인지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촛불 집회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이미 식품 안전에 불안감을 느낀 어머니들을 중심으로 항의 운동을 벌였고 이것이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갓 취임한 대통령의 지지도가 두 달 만에 30%나 떨어져서 겨우 20%를 웃돌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야간 촛불 집회에는 4만명이 모였다. 자발성이 강한 이 촛불 집회는 5 1일부터 사실상 매일같이 열리고 있다.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더 많이 모인다. 수만명씩 모이는 촛불 집회는 수그러들 기미를 안 보인다. 회사원, 주부, 농민, 학생이 소고기 수입 합의를 규탄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든다. 광주민주화항쟁 기념일인 지난 517일에는 4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였다.

촛불 집회는 미군 장갑차에 두 소녀가 치여 숨진 2002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한국 국민은 미국 정부가 오만하게 반응하고 사고를 낸 군인들이 처벌을 받지 않자 침묵으로 촛불 행진을 벌였다. 밤에 신고하지 않고 소음을 내는 것은 불법이므로 실제 시위는 참가자들에 의해 문화 행사로 치러진다. 최근에는 연예인들까지 동참하여 많은 공연을 벌였다. 시위대의 핵심 요구는 소고기 수입 협정 취소에서 대통령 탄핵까지 걸쳐 있다. 이번 촛불 시위는 그 힘과 자율성, 활력에서 자못 인상적이다. 스스로 관리해나간다. 참가자들은 매번 집회가 끝나면 자기가 있었던 자리의 쓰레기와 촛농을 말끔히 치운다. 가정집에도 우리 집은 광우병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기이한 투쟁과 지독한 탄압

 

집회가 한없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는데도 공권력이 투입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촘촘히 창살이 박힌 경찰 버스에서 스무 살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앳된 젊은이들이 줄지어 쏟아져나온다. 이들 전경은 모두 남자로 2년 동안 군 복무를 한다. 지금까지 시위대는 한 번도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시위대 안에 지휘부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촛불 집회의 참석자 가운데 70%는 학생이다. 이것은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대부분 남학교와 여학교가 따로 있고 살인적인 입시 경쟁이 있고 중고등학생의 정치 조직이나 단체가 전무한 한국에서는 기이한 현상이다. 교장과 일부 교사들은 경찰과 긴밀하게 공조한다. 교장들은 촛불 시위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적발하기 위해 수백명의 교사들을 현장에 보냈다. 학생들은 적발되면 기록에 남고 경고를 받거나 제적 위협을 받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 사회 운동이 유혈로 탄압받았던 시절을 살았던 부모들은 귀댁의 자녀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밤에 나가면 위험하다는 내용이 적힌 편지를 학교에서 받는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인터넷의 보급과 모임을 좋아하는 문화다.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이 약하다 보니 탈중앙집권적이고 수평화된 정치 세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네티즌이란 개념은 다른 나라들에서와는 전혀 다른 위상을 갖는다. 한 고등학생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 청원을 시작한 곳도 바로 인터넷이었다. 5 1일 이미 30만명이었던 청원 서명자는 5 15일에는 131만명을 넘어섰다. 이명박 아웃! 그러나 이런 대대적 저항을 앞에 두고도 경찰은 네티즌과 시위 주동자를 체포하여 사법 처리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자 경찰청 서버에는 이런 메시지가 수백만통이나 날아들면서 버벅거렸다. 우리 딸아이가 시위에 적극 가담해서 광우병 괴담을 퍼뜨려서 내가 고발하고 싶거든, 살고 싶은 것도 죄가 되냐?, 다시 독재가 가능하리라 보냐?, 괴담과 왜곡의 진원지 CNN과 미국식품의약청을 고발한다, 광우병이 위험하다는 기밀을 누설했음을 자백한다, 집회에는 참석할 수가 없었지만 마음은 참석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찰을 학교에 보내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을 심문하는 등 처벌 위협을 거두지 않고 있다. 기존 정치 세력은 참석은 하더라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모든 것을 특정 정치 세력에 뒤집어씌우려는 정부의 이념 공세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기존 정치 세력이 촛불 집회를 장악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리라. 우파로 이루어진 보수 정당들은 거리에 요구에 조금씩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좌파 정당들도 검거된 학생들에게 변호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이번 시위는 눈에 띄는 주도 단체가 없다. 하지만 현상황에서 투쟁 형태가 격렬해지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신뢰성을 상실한 한국 정부는 압력에 못 이겨 소고기 수입 협정 고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전반적인 느낌은 한국 정부가 겁에 질려 있고 대의민주제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실질적 권력을 가진 것은 거리에서 부는 저항의 바람이다.

 

 

(끝)


원본 :
http://rebellyon.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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